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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P>무엇보다 민영화이후 만들어낸 투명한 지배구조는 KT가 자랑하던 대표적 성과다. <BR>소유와 경영을 분리한다는 원칙아래 이사회를 독립시키고 사장과 이사회 의장 겸임을 금지했으며 이사회 산하에 감사위원회, 평가 및 보상위원회, 내부거래위원회, 상임위원회 등을 운영했다. 그 결과 지난해 기업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(CGS)가 선정한 기업지배구조 평가에서 평가대상 6000개 기업 중 1위를 차지했고 4년 연속 `우량+' 등급을 받았다. <BR>그러나 KT가 자랑하는 지배구조는 결과적으로 모든 의사결정을 CEO에 의존하게끔 했다.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고 전체 이사의 70%(10명 중 7명)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들은 CEO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구조다. 사외이사들이 쓴소리를 하기보다는 사실상 CEO의 친정체제를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 많다. KT 이사회 중에는 사장 외에는 중량감 있는 인사가 없기 때문에 내부에 건전한 견제 세력이 부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. </P> <P>실제로 지난해 11월 남중수 사장은 사장 선임에 관한 정관을 개정, 사장추천위원회(사추위)를 사외이사 중심으로 바꾸고 사장선임 시기를 당겼다. 사추위는 구성된지 불과 20일만에 남 사장을 단독 추천하고 임기를 2011년까지 늘렸다. <BR>통신업계 관계자는 "남 사장이 재임하던 시기는 대선이 끝나고 대통령직인수위가 활동하던 때와 일치한다"며 "당시 인수위 내부에서는 재임을 강항한 남 사장을 손 봐야 한다는 얘기가 파다했던 것으로 안다"고 회상했다. <BR><BR>KT에 상존하는 `공기업 문화'는 KT의 본질적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. KT 임직원들은 "밖에서는 아직도 우리를 공기업으로 안다"며 자조섞인 말을 하고 있지만 KT 스스로도 민간기업으로 혁신하기 위한 노력과 직원의 창의적 플레이는 부족했다. 인사를 앞두고 1~2개월씩 업무에 손 놓는 일은 다반사고 정치권과 공무원들이 `전문위원', `전무'등의 이름으로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일도 잦았다. <BR><BR>`내부 파벌과 투서'는 KT의 독특한 공기업 문화로 꼽힌다. 아직도 직원의 능력보다는 영호남 등 지역으로 구분하는 일이 잦고 출신 소속(재무, 기획 또는 기술파트)간 보이지 않는 힘 싸움이 있었다. 직원들은 자신의 능력부족을 탓하기보다는 환경의 불공정함을 탓하며 청와대, 국회는 물론 사정기관에까지 익명으로 보내지는 각종 투서들은 KT를 글로벌 정보통신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걸림돌이 됐다. <BR>실제로 검찰의 남중수, 조영주 사장의 비리 수사 중 “A임원, B임원, C임원도 문제다”라는 식의 투서는 검찰 수사팀을 아연실색케 했다는 후문이다. <BR><BR>경영자는 3년 단임으로 1년의 실적에만 급급할 수밖에 없어 장기적 계획을 마련할 수 없었다. 또 전화선을 매설하는데 감독하는 사람까지 3명이 총출동하는 등 비효율적인 인력구조도 아직 존재했다. 남중수 사장이 그나마 지난 2005년 CEO를 맡은 이후 회사 내외부의 지지를 받고 이 같은 관행을 뿌리 뽑고자 했으나 결국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. <BR>이런 공기업 마인드는 주먹구구식 납품 구조로 이어졌다. KTF의 경우 중계기 납품 업체를 선정하면서 최저가 입찰제가 아닌 예정가 입찰제를 사용했다. KTF와 납품 업체가 짜고 입찰가를 선정하기 유리한 방식이다. <BR>KT의 이 같은 약점을 이용, KT를 뒤흔들던 정치권은 `글로벌 KT'로 비상하려던 KT의 발목을 결정적으로 잡았다. KT의 결정적 약점이 바로 `정치권에 취약한 구조'라는 점이다. SK그룹이 대주주가 되면서 SK텔레콤으로 변신한 한국이동통신과 달리 KT는 경영을 좌우할 만한 뚜렷한 대주주가 없기 때문에 각 정권 입장에서는 `1대 지분'을 요구하고 있는 셈이었다. <BR><BR>정치권에서는 "KT가 인사 해소의 황금어장"이란 말이 공공연하게 떠돌았다. 따라서 `KT 사장 업무의 50%는 각종 민원 처리'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KT에는 청와대, 국회 등에서 오는 인사청탁, 협력사 납품청탁 등이 줄을 잇는다. 이 같은 관행이 이어져 최근에도 2~3명의 임원이 정치권의 입김으로 KT에 입사했다. <BR><BR>KT 사장은 외풍을 막기 위한 자금이 필요했고 이 같은 `수요'는 결국 납품비리의 원인이 됐다. <BR>업계 관계자는 "그룹의 체계적인 지원 같은 것을 기대할 수 없는 KT 사장으로서는 본인이 대부분의 업무를 책임지고 처리해야 할 수 밖에 없다"며 "때로는 경영자로, 때로는 로비스트로, 때로는 얼굴마담으로 사장 본인이 매번 뛰어야 하는 구조가 KT의 한계"라고 지적했다. </P> <P>[출처] KT, 무엇이 문제였나|작성자 손재권<BR></P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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